손으로 쓴 옛 사전 원고를 오늘 컴퓨터에서 쓸 수 있는 글꼴로 만든다는 소식입니다. SK텔레콤이 10월 7일 발표한 ‘2026 말모이’ 캠페인인데요. AI가 새로운 문장을 쓰는 데 쓰인 사례와는 조금 결이 다릅니다. 이미 남아 있는 기록을 분석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옮기는 작업입니다.
SKT는 국립국어원·국립한글박물관과 함께 이번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자체 AI 모델 A.X K2로 ‘말모이’ 원고 스캔본과 사전 자료를 분석해 글꼴 ‘말모이체’를 만들고, 순우리말 100개를 골라 책자로 엮었습니다. 발표일은 10월 7일이며, 결과물 배포일은 10월 8일로 안내됐습니다. 이 글에서는 발표 내용을 기준으로 정리했으며 실제 다운로드 제공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SKT가 공개한 2026 말모이 책자 소개 사진. 2026년 10월 7일 공개, 촬영일 미표기. 출처: SK텔레콤 뉴스룸.
손글씨를 읽는 일과 글꼴로 만드는 일
회사 설명에 따르면 AI는 원고 속 글자를 이미지로 분석해 자음과 모음의 형태를 정리했습니다. 그 형태를 바탕으로 서체를 완성했다는 것입니다. 글꼴은 한글학회 홈페이지를 통해 배포할 예정입니다.
여기서 ‘복원’이라는 말을 너무 넓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옛 원고를 참고해 새 글꼴을 만들었다는 설명만으로, 원고 작성자가 남기지 않은 글자까지 당시 필체 그대로 재현했다고 볼 수는 없으니까요. 공개 자료에는 원고 속 형태를 어느 정도 유지했고 어떤 부분을 새로 설계했는지 세부 과정이 나와 있지 않습니다.
실제 결과물을 볼 때는 낱글자 모양뿐 아니라 긴 문장을 썼을 때의 간격과 가독성도 함께 확인하면 좋겠습니다. 원고 한 장에서 느껴지는 손글씨의 인상과 화면에서 여러 문단을 읽는 경험은 다를 수 있습니다.
단어를 고르는 AI와 뜻을 확인하는 사람
순우리말 100선은 표준국어대사전과 우리말샘 자료에서 후보를 고르고 국립국어원의 검수를 거쳤다고 합니다. 윤슬이나 숫눈, 볼우물 같은 낱말이 소개됐습니다. AI가 후보를 추리는 단계와 사람이 내용을 확인하는 단계를 함께 뒀다는 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SKT가 공개한 순우리말 100선 안내 이미지. 2026년 10월 7일 공개, 촬영일 미표기. 출처: SK텔레콤 뉴스룸.
이런 목록은 말을 얼마나 많이 찾아냈는지만으로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읽기 좋은 단어라도 실제 문장에 넣으면 의미가 달라지거나 어색할 수 있어서요. 책자가 공개되면 뜻풀이에 더해 용례와 원래 사전 출처가 얼마나 충실하게 연결돼 있는지 살펴볼 만합니다. 이는 아직 확인된 책자 구성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결과물을 읽을 때 확인하려는 기준입니다.
글꼴을 내려받을 수 있다는 안내와 모든 용도로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허락도 구분해야 합니다. 상업용 디자인이나 재배포에 활용하려면 배포 파일에 붙은 이용 조건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이번 발표만으로 그 범위까지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이번 소식의 핵심은 AI가 우리말을 새로 만들었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남아 있는 원고와 사전 자료를 지금 쓰기 쉬운 형태로 연결했다는 데 있습니다. 배포되는 글꼴과 책자에서 원자료의 흔적과 검수 과정을 얼마나 확인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입니다.

2026 말모이 책자를 소개하는 추가 공식 사진. 2026년 10월 7일 공개, 촬영일 미표기. 출처: SK텔레콤 뉴스룸.
출처: SK텔레콤 공식 발표, 2026.10.7 · 이투데이 보도, 2026.10.7 08:23 · 머니투데이 보도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