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이제 밤에도 움직인다…한국은행 ‘24시간 국제결제망’이 바꾸는 것

한국 시간으로 은행 영업이 끝난 뒤에도 해외 금융기관이 원화를 결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은행은 9월 21일 오전 9시부터 ‘한국은행 원화국제결제망’ 시범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하면 24시간 돌아가는, 한국은행 최초의 상시형 원화 결제 인프라입니다.

이날 오전 9시 30분께 국내 참가기관 두 곳이 약 14억원 규모의 첫 시범 거래도 마쳤습니다. 시범운영에는 KB국민·우리·하나·신한은행 등 4개 은행이 참여하고, 한국은행은 2027년 1월 본운영 때 외국계 은행 등으로 참여기관을 넓힐 계획입니다.

왜 ‘24시간 원화 결제망’이 필요한가

지금까지 해외 투자자가 한국 주식이나 채권을 거래하려면 원화 결제 시간대와 국내 금융기관의 업무시간이 중요한 제약으로 작용했습니다.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는 뉴욕이나 런던의 업무시간과 서울의 결제 시간이 어긋나는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새 결제망이 본격 가동되면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금융기관이 아니라 해외원화업무취급기관(RFI-K)에 계좌를 개설해 자국 영업시간대에도 원화 결제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외국인이 한국 금융시장에 접근하기 위해 시간대를 맞춰야 했던 불편을 줄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공식 시각자료 ① 한국은행 본부 전경사진은 한국은행 공식 ‘본부’ 안내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 공식 본부 전경사진 보기

개인 해외송금이 당장 24시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여기서 가장 많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24시간 원화 결제’라는 표현만 보면 일반 개인이 밤에도 자유롭게 해외송금을 할 수 있게 된 것처럼 들리지만, 이번 제도는 우선 해외 금융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 결제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즉 은행 앱의 개인 송금 서비스가 곧바로 24시간 해외송금 체제로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은행의 결제망은 금융기관 사이에서 돈의 최종 결제가 이뤄지는 금융 인프라에 가깝습니다.

공식 시각자료 ② 지급→청산→결제로 이어지는 과정은 한국은행 공식 지급결제제도 페이지의 ‘지급결제의 단계’ 도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 지급결제 단계 공식 도표 보기

외국인 투자자에게 무엇이 달라지나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자산에 투자하려면 주식이나 채권을 고르는 것뿐 아니라 환전과 결제까지 끝내야 합니다. 거래 접근성이 좋아져도 결제 인프라가 불편하면 실제 투자는 번거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원화국제결제망은 그 마지막 단계의 마찰을 줄이는 정책입니다. 해외 금융기관이 자국 업무시간에 원화 결제를 처리할 수 있게 되면 한국 자본시장에 접근하는 시간대 제약이 줄어듭니다. 한국은행도 원화 결제 인프라의 접근성 개선과 원화의 국제적 위상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외환시장 개장시간 연장의 다음 단계

이번 변화는 갑자기 나온 제도가 아닙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 외환시장 참여를 허용하는 RFI 제도를 도입하고, 외환시장 거래시간을 연장하는 등 시장 접근성을 단계적으로 개선해 왔습니다.

거래시간을 늘린 뒤에는 실제 돈을 주고받는 결제 인프라도 그 시간대에 맞춰야 합니다. 원화국제결제망은 이런 흐름의 연장선입니다. 한국은행은 앞서 외국인의 원화 결제 인프라 접근성 개선이 글로벌 투자자의 한국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식 시각자료 ③ 외환시장에서 대고객시장과 은행간시장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한국은행 공식 ‘외환시장과 환율’ 페이지의 구조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 외환시장 구조 공식 도표 보기

‘24시간’에도 조건은 있다

이번 시범 결제망은 24시간 운영되지만 주말과 공휴일은 제외됩니다. 또 현재는 4개 국내 은행이 참여하는 시범 단계입니다. 따라서 ‘원화가 전 세계에서 365일 자유롭게 거래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아직 이릅니다.

한국은행은 시범운영 과정에서 상시 모니터링과 시스템 개선을 진행하고, 2027년 1월 본운영을 목표로 참여기관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실제 효과는 본운영 이후 해외 금융기관의 참여 정도와 거래 규모가 얼마나 늘어나는지를 봐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가 앞으로 확인할 숫자

앞으로는 제도 도입 자체보다 이용 규모가 중요합니다. 해외 금융기관의 RFI-K 참여 수, 원화국제결제망의 실제 결제금액, 외국인의 국내 채권·주식 투자 흐름이 함께 늘어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원화국제결제망은 환율을 단번에 바꾸는 정책도, 개인의 금융생활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서비스도 아닙니다. 다만 해외 투자자가 한국 시장에 들어오고 원화를 결제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큰 시간 장벽을 낮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한국 금융시장이 국내 영업시간 중심에서 글로벌 시간대로 이동하는 인프라 변화라고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공식 자료
한국은행, 「한국은행원화국제결제망」 시범운영 개시, 2026.09.21.
한국은행, 지급결제제도 개요 및 우리나라의 지급결제제도.
한국은행, 외환시장과 환율·외환시장 구조 개선 Portal.
공식 시각자료 출처: 한국은행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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